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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타인의 시선이 아닌 ‘호학(好學)’의 자세로 작성일 : 16.12.22(목)
written by Editor 김태형 해외교육진흥원 원장 Editor 김민정 hit:992
교육전문가 REPORT

 

교육에 대한 ‘쓴 소리’

공부, 타인의 시선이 아닌 ‘호학(好學)’의 자세로

 

  

 

어느 시대나 자녀교육은 난제였습니다. 부모들은 끊임없이 자녀교육에 대한 지식을 쌓았지만

실전에 적용하기란 어려웠습니다. 교육은 단순한 방법론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저 좋다는 교육을 무작정 따라 하기 전에 ‘본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때입니다.

이번 호에서는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그 근원적 고민에 대한 답을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Written by 김태형 해외교육진흥원 원장  Editor 김민정

 

한국의 교육은 진정한 의미에서의 교육이라기보다는 일종의 게임 같은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많은 관중들이 경기장을 에워싸고 구경하고 있고, 학생들은 그 안에서 두려움에 떨면서 경쟁하고 있는

이미지가 떠오릅니다. 그 중 몇은 자살하고, 다른 몇몇은 낙오하고, 더러는 쫓아오는 친구를 발길질로

밀어내기도 합니다. 앞서가는 아이도 행복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아이들은 이런 교육환경을 만든 어른들이

불만스러울 것입니다. 하지만 불평만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근원적인 해결책은

학생과 부모의 ‘각성’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각성을 통해 두려움 없이 자기만의 길을 갈 수 있게 됩니다.

그러한 이들이 많아진다면 당연히 지금의 콜로세움 같은 경기장도 폐쇄될 수 있지 않을까요?  

 

 

지금은 저성장 교육시대
타인의 시선과 판단에 의지하는 규격화된 공부는 이제 의미가 없습니다. 한국은 인구가 줄어드는 나라,

저성장의 나라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인구가 늘면서 고성장이 이어진다면 과거처럼 산업역군이 많이 필요하고,

집을 사도 가격이 오르고, 미래에 대한 기대가 있기에 소비를 당겨서 할 수도 있습니다.

빚을 내어 자녀의 스펙을 높여 줄 수도 있는 일입니다. 미래에 그 이상 벌 수 있다는 믿음이 있으니까요.

이러한 시기의 삶의 패러다임은 일정 정도 ‘경쟁과 과시’가 될 수 있습니다.  

 

 

 

반면에 저성장 시대는 일자리가 부족한 사회입니다. 집을 사도 가격이 떨어지고, 미래에 대한 비전이 없기 때문에

소비를 더욱 줄이게 됩니다. 아무리 화려한 스펙의 교육을 시켜도 미래에 투자비용을 뽑을 전망은

확률적으로 미미합니다. 이 시기에는 삶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물질이 아닌 개성으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삶을 추구해야 합니다.

고성장 시대의 교육이 규격화된 일꾼을 찍어내는 교육이었다면, 저성장 시대의 교육은 사고력을 키워서

자신만의 철학과 개성을 만들어 내는 교육이어야 합니다. 특히 다가오고 있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사고력을 발달시키는 교육이 필요합니다. 스티브 잡스를 포함해 이 시대 성공한 많은 이들이 철학자 수준의

사고력을 가지고 있음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잡스는 “소크라테스와의 점심 한 끼와 애플의 모든 것을 바꾸겠다”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이러한 이야기를 ‘공부를 열심히 하지 말자’는 이야기로 오해를 하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중·고등학교 시절은 삶에 필요한 지식을 습득해야 할 훈련의 시기이므로 공부는 당연히 열심히 해야 합니다.

다만, 그 공부의 작동 방식이 달라져야 합니다. 자신은 열심히 학문을 추구하지 않으면서 스스로를

합리화 하는 근거로 이해해서는 안 되겠습니다.  

 

공자의 쓴 소리 하나, 호학의 자세

저성장 시대 교육의 지표로 삼아 볼 만한 좋은 글을 소개합니다.  

 

十室之邑 必有忠信 如丘者焉 不如丘之好學也
십실지읍 필유충신 여구지언 불여구지호학야


열 가구 정도 밖에 되지 않는 아주 작은 마을에도 나와 같이 충실하고

신의가 있는 사람이 반드시 있을 것이나,
배우기를 나처럼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 논어 공야장편 中  

 

논어 공야장편에 나오는 글입니다. 공자는 스스로 자신이 위대하다고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그러한 면모가 오히려 공자의 위대함을 높여주는 셈입니다. 공자가 중요시 했던 것은 누가 나를 알아주거나

세상에서 남들과 경쟁하여 높은 곳으로 올라가고 뽐내는 것이 아닙니다. 바로 배움의 자세, ‘호학(好學)’입니다.

공부를 할 때 점수나 등수가 조금 더 오르는 것은 별 의미가 없습니다.

이는 남들이 만들어놓은 대로 규격화 하는 것뿐입니다. 이제 학생과 부모는 이렇게 규격화 해 놓은 남들의 시선에

신경 쓰지 말아야 합니다. 좋은 대학에 가면 그 대학의 학문적 수준이 높은 만큼 좋은 일이나 ‘안 가도 그만’이라고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학에서 아무리 많이 배운다 해도 홀로 탐구하는 평생의 ‘셀프 스터디’ 호학에 비한다면

새 발의 피일 뿐입니다. 남들이 선택하는 길을 가지 않는다고 두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철학이 형성되어 갈수록

오히려 ‘다름’은 자랑스러운 나만의 ‘개성’이 됩니다.

빌 게이츠처럼 크게 성공한 사람들은 다수가 가는 길과는 다른 길을 걸어간 사람들이라는 점도 눈여겨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호학’은 어떻게 공부하는 것일까요? 그 답은 독서에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폭넓은 독서입니다.

학교 교과서 읽기도 하나의 독서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지엽적인 단어나 사건, 공식을 달달 외우는 것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관심 있게 독서해야 합니다. 공부의 과정에서 관심 있는 인물이나 분야, 지식을 만난다면

추가적인 독서나 훈련을 통해서 집중적으로 파헤쳐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관심의 가지를 뻗어 가면서 독서와 훈련에

많은 시간과 열정을 쏟아붓는 것입니다.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등 선진국 가운데 독서를 즐기지 않는

나라는 단 하나도 없습니다. 반면, 후진국에서 독서를 즐기는 나라는 단 하나도 없습니다.

이런 현상으로 본다면 한국은 독서하지 않는 분위기로 인해 발전의 정체기에 들어섰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세계와 협업해야 하는 글로벌 시대에 한국이라는 작은 나라에서 어떤 대학을 나왔는지는 아무런 의미도 없을 뿐더러

세계인들은 알지도 못할 것입니다. 우리 스스로가 그것에 대해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한국 내에서도

의미가 없어지겠지요. 명문대를 나왔지만 아무런 향기가 없는 사람보다는 말 한 마디, 행동 하나에도 깊이가

느껴지는 사람을 만났을 때 높게 칭송하고 존경하게 됩니다. 과거 시대에는 그러한 거인 같은 사람들이 꽤 있었지만,

요즈음은 오로지 돈 얘기 빼고는 대화를 나누지 못하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는 듯합니다.

변화가 필요한 때입니다. 니체는 ‘신은 죽었다’라고 선언하였는데 지금 시대는 ‘인간은 죽었다’라고

선언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될 정도입니다. 호학의 방향은 인간을 살리는 과정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니 점수가, 등수가 조금 떨어진다고 두려워하고 조급해 할 필요가 없습니다.

호학의 자세를 갖춘다면 오히려 큰 발전이 함께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10~20년이 지나면 사람 냄새가 풀풀 나며 큰 깊이가 느껴지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주자의 쓴 소리 둘, 호학의 도
다음은 조선 성리학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주자의 글입니다.


人一能之 己百之 人十能之 己千之 果能此道矣 雖愚必明 雖柔必强
인일능지 기백지 인십능지 기천지 과능차도의 수우필명 수유필강


남이 한 번에 능하거든 나는 백 번을 하며,
남이 열 번에 능하거든 나는 천 번에 한다.
과연 이 호학의 도에 능하게만 되면 비록 어리석은 자일지라도 반드시

현명해지며, 비록 유약한 자일지라도 반드시 강건하게 될 것이다.
- 주자  

 

주자는 유교를 새로운 철학으로 집대성한 동양의 위대한 학자이며, 특히 조선 성리학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이 글을 접한 우리의 선조 현인들이 어찌 흠모하지 않을 수 있었을까요.

참고로, 유교 본연의 자세는 이러한 호학의 자세를 말합니다. 유교 본연에서 여성 차별이나 사농공상을

주장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어느 시대나 사상과 철학을 자신의 이익을 위해 왜곡하여 혹세무민하려는

집단이 있기 마련입니다. 유교 역시 이러한 이들이 변질시켜 왔을 뿐, 동양의 수신사상은 실로 인류의

위대한 자산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을 그 자체로 이해하면 이렇습니다. 단기간의 노력과 좌절로 시간과

에너지를 허비하지 말고 ‘남이 한 번 할 것을 나는 백 번을 하겠다’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는 말입니다.

나아가 ‘남이 열 번 할 때 나는 천 번을 하겠다’는 호학의 자세를 평생 철학으로 삼아보면 어떨까요?

 

지식의 길고 짧음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배움의 태도를 내면화 시키는 것이 중요함을 인식하는 일이 무엇보다

우선이 되어야 합니다. 얕은 욕망의 포로가 될 것이 아니라 공자와 주자를 따라 위대한 호학의 길을 걸어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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