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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를 평생 공부해야 하는 우리 당신과 나 사이, ‘배우자!’ 이 병 준 상 담 학 박 사 작성일 : 16.08.12(금)
written by Editor 윤혜은photo by 조은선 hit:3083
만나고픈 사람

 

서로를 평생 공부해야 하는 우리 당신과 나 사이, ‘배우자!’

이 병 준 상 담 학 박 사

 

 

 

“ 가정마다 불거지는 문제는 천차만별이지만, 모든 가정 문제의 밑바닥에는 미처 해결되지 않은 부부관계가 숨어 있습니다. 이 둘 사이를 외면하고서는 다른 문제가 해결이 안 되는데, 파고들 수밖에 없었죠.” 심리학을 전공한 이병준 상담학박사가 ‘부부관계’에 집중하게 된 계기다. 하지만 그도 결코 ‘완벽한 남편’은 아니라고 고백했다. 단지 나보다 조금 더 아프고, 조금 더 힘든 사람들을 위해 시작한 공부가 여기까지 와버린 것이다. 3,000여 쌍의 부부를 만나 2,000여 시간이 넘는 상담을 한 전문가도 때때로 어려움을 토로하는 게 바로 부부사이다. 그러니 당신도 너무 외로워 말자. 괜한 심리서적은 이제 그만 덮어두고 이병준 박사의 조언을 들어볼 차례다.
Written by 윤혜은  Photo by 조은선

 

 

자녀교육, 부모교육보다 중요한 부부교육
가정폭력을 행사하면 가해자는 40시간 동안 의무상담을 받아야 한다. 구속 직전, 전과 보유 여부를 결정짓는 완충 장치인 셈이다.

그리고 이병준 박사는 마치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은 다리 한 가운데에서 그들과 함께 손을 잡고 있었다.

그가 부부 사이의 숱한 갈등과 회복을 도울 수 있었던 것은 이처럼 ‘현장의 끝’에서 위기의 가정과 마주한 덕(?)이 컸다.

하지만 폭력은 일종의 습관이지 않은가. 강단 아래에서 그를 기다리고, 서점에서 이 박사의 메시지에 밑줄을 긋는 이들과는 확실히 다른 얼굴을 한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교화될 수 있을지 궁금했다.

“저는 이 집단과 7년 째 함께 하고 있어요. 처음에 만나면 표정도 살벌하고, 저뿐만 아니라 세상에 대한 적대감 자체가 거대한 상태죠. 하지만 8~9주가 지나면 상당수가 순한 양으로 변해가요. 마치 제가 교주(?)가 된 것처럼 말이에요.

그동안 학교와 매체에서 보고 들은 건 전부 공자님 말씀 투성이었는데, 누구도 만져주지 않은 마음 한 구석에 제가 가닿은 거죠.

이건 제가 특별해서가 아니에요.

사실 우리나라에는 생명이나 정신에 위협을 느낄 만큼 위험에 처한 부부가 생각보다 많지는 않아요.

다만, 부부로서 서로의 존재를 인식하기 이전에 체득했어야 할 기본적인 부분이 거의 전무하다시피 하기 때문에 문제가 잦은 것뿐이죠. 그래서 저는 모든 부부들에게 상담과 치료에 앞서 제대로 된 ‘부부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하곤 해요.” 부부관계의 틈을 바라보는 이병준 박사의 시선이 너무나도 태연해서, 덩달아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졌다.

하지만 기자는 아직도 결혼이라는 제도를, 그리고 부부 사이를 100% 신뢰하지 않는다.

이병준 박사는 기자의 토로를 위로하듯 자꾸만 문제의 크기를 줄여 나갔다. “기본적으로 상담이 필요한 부부가 있고, 치료가 필요한 부부가 있습니다.

후자가 지닌 상처가 훨씬 더 크기 마련인데 특히 이 경우, 결혼 전에 개인적으로 갖고 있는 상처가 부부관계를 무너트리는 데에 원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기 때문에 더 깊은 치료와 오랜 시간이 필요하죠.

그런데 저희는 전자인 교육/상담에 보다 집중하고 있어요.

세상에는 충분히 회복할 가능성이 있는데도 고통 받고 있는 부부들이 훨씬 많으니까요.

저는 이것을 ‘주관적 문제의 크기’라고 말해요.

인간이 느낄 수 있는 문제의 크기를 10으로 잡았을 때, 한 개인이 자신의 부부관계에서 주관적으로 느낀 고통이 8~9정도 된다고 칩시다. 곧바로 별거나 이혼을 생각하는 수준이겠죠.

그런데 이를 객관적으로 치환시키면 1~2밖에 되지 않아요. 저는 이 차이를 알려드리고, 좁혀드리고 있는 거예요.

” 나만 힘들고 나만 아플 거라고 생각하는 나이는 지났지만, 그럼에도 누구나 현재 자신이 느끼는 고통이 가장 괴롭기 마련이다.

이병준 박사의 홀가분한 말에 공감하지 못하는 내담자도 있지 않을까. 이 박사로부터 돌아온 대답은 역시나 명쾌했다.

“지금 30~40대 부모들은 그들이 받은 교육 수준이 상향평준화되었기 때문에 문제의 민낯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부부는 극히 드물어요. 그런데도 다른 많은 상담소를 전전하다가 자포자기 심정으로 우리를 찾아오는 분들이 많죠.

심지어 이미 자기 분석까지 마친 사람들이 수두룩해요. 그런데 왜 그들은 아직도 불행한 걸까요?

 개별지식을 습득하는 데는 무리가 없는데, 통합적사고력이 부족하기 때문이에요.

 한 마디로 자신에게 닥친 문제를 포함해서 전체를 볼 수 있는 시각이 낮아진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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