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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엄마’로 살아간다는 것 - 이고은 작가 작성일 : 08.15(화)
written by Editor 김미현 photo by 김인철 hit:553

런닝맘


 

대한민국에서 ‘엄마’로 살아간다는 것

이고은 작가

 

엄마를 뜻하는 ‘맘(Mom)’과 벌레를 뜻하는 ‘충(蟲)’의 합성어인 ‘맘충’은 제 아이만 싸고도는 일부 몰상식한 엄마를 가리키는 신조어다. 하지만 요즘은 직장에서 돈 버는 남편과 달리 카페에서 아이들과 노는 엄마 혹은 육아를 하는 엄마들을 싸잡아 ‘맘충’이라 부르는 이들도 적지 않다. 어쩌다 엄마가 ‘벌레’로 불리게 됐을까? <요즘 엄마들>이라는 책을 통해 ‘엄마’에 대한 잘못된 사회의식을 꼬집은 이고은 작가는 “직장맘이냐, 육아맘이냐를 떠나 여전히 우리 사회에 여성의 삶이 가부장적 구조에 갇힌 현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출산과 육아가 비인간적이고 상업화되는 현상, 육아를 전적으로 엄마의 책임으로 인식하는 사회 구성원들의 태도 등이 개선돼야 한다”며 조심스레 입을 뗐다.
Written by 김미현 Photo by 김인철


 

지난 90년대를 전후로 우리나라 여성들의 사회진출은 매우 활발히 이뤄졌다. 학력이 높아졌고, 나라 혹은 기업에서 주요 요직을 맡는 사례도 늘었다. 하지만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엄마’라는 이름을 갖게 됐을 때, 그동안 공들여 쌓았던 일과 아이 사이에서 저울질을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력단절여성을 지칭하는 ‘경단녀’라는 말이 시작된 것도 딱 이맘때부터다.
“81년생인 제가 학교를 다닐 때만 해도 우리 세대 여성들은 성인이 되어서도 학창시절과 마찬가지로 사회의 리더, 자기 분야 전문가로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자랐어요. 우리 어머니 세대와는 다르게 가족을 위해 커리어를 포기하거나 자신을 희생하는 삶을 살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않았죠. 하지만 현실은 여전히 아이를 키우며 일을 지속하기 어렵고, 경력은 단절되고, 여성이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어요. 세상이 많이 달라졌다고들 하지만, 여성의 삶을 결정짓는 사회구조적 요소들은 그대로죠. 지금 엄마들의 모습을 본 이전 세대의 여성들이 ‘우리 때와 달라진 게 없다’고 놀랄 정도예요.”

 

엄마는 슈퍼우먼이 아니다
‘육아와 돌봄은 부모 공동의 책임이어야 합니다. 그래서 정책은 공동책임을 뒷받침 하고 지원하는 방향으로 설계했습니다. 가족과 함께 하는 노동일 때 삶은 빛납니다.’ 지난 대선 후보였던 정의당 심상정 대표의 대선 공약 1호, ‘슈퍼우먼 방지법’은 많은 여성의 지지를 받았다. 하나 틀린 말이 없다. 여전히 대한민국 엄마들은 출산과 육아에서 속된말로 ‘독박’을 쓰고 있고, 슈퍼우먼이 되길 강요받고 있다. 하지만 슈퍼우먼으로 사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다.
학창시절 학생 대표를 도맡아하던 똑똑한 아이, 10년 넘게 주요 일간지의 촉망받던 기자로 일했던 이고은 작가 역시 1년 전, ‘육아맘 vs 워킹맘’ 그 사이에서 고심 끝에 ‘육아맘’을 택했다. 일도, 육아도 잘 해내는 슈퍼우먼이 되고 싶었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무엇보다 출퇴근 시간에 맞춰 장시간 어린 아이를 기관에 맡겨야 하다보니 ‘아직 말도 못하는 아이인데 밥은 잘 먹는지‘, ‘엄마 없이 낮잠은 잘 자는지’ 등 아이가 계속 신경쓰여 오롯이 일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덕분에 아이가 태어나고 몇 해 동안 그녀는 기자로도, 엄마로도 모두 균형이 깨진 삶을 살아야만 했다.
“‘육아맘’을 선택한 것에 대해 후회가 없는지를 ‘Yes or No’ 중 하나로 답해야 한다면 제 대답은 ‘NO’예요. 불가피하게 어린 나이에 보육기관에 갈 수밖에 없는 상황도 있겠지만 가능하다면 어릴 때는 가정에서 부모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이에게 더 좋다고 생각하거든요. 지금 육아맘과 워킹맘 사이에서 갈등하고 계신다면 먼저 내가 어떤 사람인지 부터 생각해보세요. 주변에서 보면 아이가 중요하긴 하지만 일을 놓고서는 살 수 없을 것 같다 하시는 분들은 결국 다시 일을 찾게 되더라고요. 반대로 일도 중요하지만 아이와의 시간이 더 소중하다 생각하는 분들은 다시 사표를 쓰게 되고요. 양쪽 다 경험해보니 어떤 선택을 하든지 장·단점이 있다는 것, 그게 현실인 것 같아요.” 기사전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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