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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등한 삶을 위한 위대한 움직임 - 사회적협동조합 <에이유디> 작성일 : 08.15(화)
written by Editor 전민서photo by 김미선, 에이유디 사회적협동조합 제공 hit:2100

희망지기


평등한 삶을 위한 위대한 움직임

사회적협동조합 <에이유디>

 

우리는 매일 각종 미디어와 사람들이 쏟아내는 정보 속에서 허우적거린다. 필요한 정보를 많이 수집하는 것이 능력이었던 예전과 달리, 이제는 수많은 정보 중에서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만을 잘 골라서 사용하는 능력이 요구되는 세상이다. 그러나 여전히 누군가는 더 많은, 다양한 정보를 얻기 위해 고민한다는 사실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정보를 눈으로만 얻을 수 있는 청각장애인들은 소리를 눈으로 볼 수 있는 평등한 기회를 바랐다. 그리고 에이유디 사회적협동조합은 들리지 않는 이들이 더 큰 세상으로 나올 수 있도록 손을 내밀어 주었다.
Written by 전민서 Photo by 김미선, 에이유디 사회적협동조합 제공

 

 

본격적으로 여름이 시작되려던 무렵의 오후, 불광역에서 나와 조금 걸으니 서울혁신파크의 입구가 눈에 들어왔다. 평소보다 긴장된 마음으로 에이유디 사회적협동조합 사무실의 문 앞에 섰다. 이윽고 문을 열고 들어간 기자를 환한 미소로 반겨준 이는 에이유디 사회적협동조합의 홍보마케팅 직원이자 소비자 조합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소희 청년활동가였다. 인터뷰 전 메시지로 연락할 때 느껴지던 밝은 기운이 첫인상에도 그대로 묻어나는 듯했다. 에이유디를 알리기 위해 백방으로 힘쓰고 있는 그녀에게 에이유디의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모두가 행복한 소통
에이유디(AUD)는 Auditory Universal Design의 약자로 청각의 유니버설 디자인(보편적 설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유니버설 디자인이란 장애 유무나 연령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이 편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제품이나 건축, 서비스 등을 설계하는 것을 말한다. 청각의 유니버설 디자인은 ‘누구나 듣는 것으로 인한 불편함이 없이 디자인된 사회’를 추구하는 에이유디의 꿈이자 목표이다.
에이유디 사회적협동조합은 2014년 2월에 설립한 비영리 조합법인이다. 청각장애인이 가진 의사소통의 어려움은 정보의 격차를 가져오고, 심리적 좌절에까지 이르기를 반복했다. 이에 특수교사로 일하던 박원진 이사장은 모두가 더불어 소통하고 나누는 선순환 고리를 구축하기 위해 에이유디 사회적협동조합을 설립하게 되었다. 처음부터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시작하려던 것은 아니었지만, 에이유디가 일반기업처럼 수익을 창출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것을 깨달은 그는 곧 조합원들이 힘을 합쳐서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 청각장애인의 정보 접근성 실현이라는 그의 꿈과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에이유디는 ‘이윤보다는 사람’이라는 가치 아래 청각장애인의 복지 증진이라는 분명한 목표를 갖고 있다.
각자의 역할을 가진 조합원들이 함께 꾸려나가는 에이유디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우선 그 구성원을 살펴보면 설립 당시에는 조합원 수가 6명이었지만 현재 가입한 조합원 수는 150명에 달한다고 한다. 청각장애인인 소비자 조합원부터 문자통역을 지원하는 생산자 조합원, 후원자 조합원까지 오직 하나의 목표를 위해 모두가 하나 되어 힘을 모으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모두가 행복한 소통을 바라는 에이유디답게 이들은 ‘소통’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박원진 이사장은 오픈테이블을 개최해 사람들을 모아서 청각장애인의 의사소통의 권리에 관해 이야기하기도 하고, 조합원들과 만나 에이유디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한다.


이제껏 없었던 소통

에이유디는 청각장애인을 위한 의사소통지원사업과 보조공학기기 지원을 주된 목적사업으로 하고 있다. 현재 에이유디의 소비자 조합원들이 소리를 눈으로 볼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바로 쉐어타이핑이다. 쉐어타이핑은 실시간으로 자막을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학교, 강연, 세미나 등 다양한 상황에서 소리를 자막으로 볼 수 있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장애인차별금지법 제21조 2항에 근거하여 정부·공공기관 등은 장애인의 참여 및 의사소통 지원에 정당하게 편의 제공을 해야 한다고 나와 있어요. 대체로 정부·공공기관에서 제공하는 문자통역은 정부·공공기관 등에서 주최하는 강연, 포럼, 세미나 등 행사에 참석하는 청각장애인의 직접적인 요청이나 자발적인 신청에 따라 이루어지고 있어요. 이러한 문자통역서비스 비용은 정부·공공기관에서 부담하게 됩니다. 그런데 쉐어타이핑이 이와 다른 점은 스마트 기기를 통해 문자통역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에요.”
현재 정부 차원에서 문자통역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는 하지만 쉐어타이핑은 스마트 기기를 이용한 문자통역이라는 신세계를 열어준 셈이다. 이에 좀 더 다가가 쉐어타이핑은 어떻게 이용할 수 있는지 물었다.
“기관이나 단체에서 지원해주는 경우에는 라이선스 이용료로 1시간에 7만 원을 지불해야 해요. 지원이 안 되는 경우에는 개인으로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부터는 개인 문자통역서비스도 제공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개인이 이용하기에는 부담스러울 수 있어서 많은 분이 이용할 수 있도록 후원자의 기부금과 문자통역사의 후원 참여를 통해 이용료를 2만 원까지 낮췄어요. 단, 개인문자통역서비스를 이용하려면 먼저 조합원으로 가입해야 한답니다.”
신청을 마치고 실제로 자막을 받아보기 위해서는 스마트폰에서 쉐어타이핑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아야 한다. 스마트폰은 물론 노트북이나 태블릿에서도 쉐어타이핑 홈페이지에 접속해 이용할 수 있다. 로그인하고 나서 개설중인 방으로 입장하면 자막을 실시간으로 받아 볼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쉐어타이핑의 문자통역서비스는 속기사 자격증을 가진 문자통역사 조합원들이 제공한다. 청각장애인을 위한 방송 자막을 만드는 일을 했던 한 문자통역사 조합원은 예전과 달리 현장에서 자막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직접 만나는 보람이 크다고 전했다. 강연자의 농담을 쉐어타이핑으로 전달함으로써 정보뿐만 아니라 소소한 감정도 공유한다는 것을 느꼈을 때 손도 더 가벼워지고 쾌감마저 들었다고.
“청각장애인들은 볼 수는 있지만 소리를 들을 수가 없으니까 ‘소리를 눈으로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어떻게 도움을 받아야 할지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인데, 에이유디를 만나고 나서 그야말로 새로운 세상을 만났다는 분들이 많아요. 무엇보다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볼 수 있어서 편하다고 하시더라고요.”
에이유디를 처음 만난 이후, 현재는 직원으로 함께하는 김소희 청년활동가에게 에이유디는 어떤 의미일까. 그녀의 이야기를 좀 더 들어보았다.
“저는 작년부터 에이유디에서 일하기 시작했어요. 제가 초·중·고를 다니면서는 수업을 받을 때 어려움이 많았어요. 선생님의 말이 빨라서 따라가지를 못했거든요. 친구들이 도와주기는 했지만, 언제나 친구들의 도움을 받을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나도 편하고 친구들도 편할 수 있을까 항상 고민할 수밖에 없었어요. 또 친구들이 인터넷 강의를 보면서 공부할 때 저는 인터넷 강의를 볼 수가 없는 거예요. 인터넷 강의에 자막이 나오면 참 좋겠다고 생각했었죠. 대학교 때는 장애학생지원센터에서 도우미 학생을 매칭 해주어서 노트북 대필을 받기도 했어요. 그런데 노트북을 항상 들고 다니기도 무겁고, 나란히 앉아서 공부에 집중하기가 힘들더라고요. 그런데 에이유디를 만난 후 노트북을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다가왔어요.”

 


서로에게 한발 더 다가서는 소통
에이유디는 문자통역서비스를 보다 다양한 영역에서 이용해 청각장애인들의 문화생활을 돕는다. 지난해에는 문화예술의 인문학적 접근과 인권적 접근을 목표로 공연예술의 유니버설 디자인을 선도해온 ‘페스티벌 나다’에 참여해 청각장애인들이 생생하게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스마트 글래스를 제공했다.
“보통 발화자와 문자통역 화면을 번갈아 보게 되는데, 그럴 경우에는 움직임에 대한 피로가 있고, 조금은 번거로워요. 그것을 해소해 주는 것이 스마트 글래스에요. 쉐어타이핑 앱과 연동해서 안경 렌즈에 직접 빛이 투사됨으로써 발화자와 문자통역 화면을 동시에 볼 수 있는 거죠. 스마트 글래스는 개인문자통역서비스에도 당연히 이용할 수 있답니다.”
비교적 활성화 되어있는 배리어프리 영화를 넘어 최근에는 ‘페스티벌 나다’를 비롯해 배리어프리 공연도 하나둘 얼굴을 내밀기 시작했다. 배리어프리는 고령자나 장애인도 다니기 좋도록 주택이나 공공시설의 문턱을 없애자는 운동에서 시작해 지금은 차별과 편견 등 마음의 벽까지 허물자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대학교 때는 장애인권 동아리에서 활동했어요. 다른 사람들에게 나와 같은 어려움을 겪게 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에서 장애인권 관련 활동을 시작하게 됐죠. 매년 장애인의 날에는 학내에서 장애인권문화제를 개최했는데,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장애 차별 상황에 대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하고 장애인에 대한 잘못된 상식을 나누기도 했어요. 동아리 내에서는 장애인권 세미나를 주기적으로 진행하며 토론을 하고, 함께 배리어프리 영화도 보러 다녔어요. 그리고 저는 평소에 모임에 나가서 수다 떠는 것도 좋아하고, 말하는 것도 좋아하거든요. 그런데 오히려 상대방은 제가 말을 못 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조심스러워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그냥 있는 그대로 편하게 대해주었으면 좋겠어요.”
아직도 우리 사회는 나와 다른 이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부족해 보인다. 그러나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에이유디의 의미 있는 움직임에 공감하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서로를 오해 없이 바라본다면 장벽이 언제 버티고 서있었냐는 듯 파도에 휩쓸리는 모래성처럼 허물어지는 날이 오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청각장애 문자통역 후원금은 전액 개인 문자통역에 기부되어 청각장애인의 교육과 소통, 사회참여에 활용됩니다.
문의 audsc.org / 070-4322-3653
후원 우리은행 1005-302-960490 (예금주 : 에이유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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