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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이해하고 문화를 경영합니다 - 인하대학교 문화경영학과 작성일 : 02.01(수)
written by Editor 윤혜은photo by 송인호 hit:1843

‘샴푸를 사러 마트에 들른 A는 7,000원이라는 가격표를 보고 빈손으로 나왔다. 그리고 우연히 들른 다른 마트에서 동일한 상품이 1+1 행사 중인 것을 발견했다. A는 주저 않고 샴푸를 구입했다. 저렴한 가격에 샴푸를 사고 기분이 좋아진 A는 영화관에 들렀다. 그런데 이날따라 재미없다고 소문이 난 영화들만 잔뜩 상영 중인 게 아닌가. A는 티켓 값 7,000원을 아꼈다. 다음 주말, A는 다시 또 영화관에 들렀다. 한 편 가격으로 두 편의 영화를 제공하는 프로모션이 한창이었다. 하지만 지난주와 같이 지루한 영화들뿐이었다. A는 발걸음을 돌렸다.’
위 사례에서 알 수 있듯 ‘문화경영’은 기존의 경영학에서 고수하는 방법론과 완전히 다른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 국내 1호로 문화경영의 지평을 넓힌 인하대학교 문화경영학과를 만나 이 새로운 장르를 탐구해보았다.

 

인하대학교 문화경영학과
당신을 이해하고 문화를 경영합니다

이른바 ‘인구론(인문계 졸업생 90%는 논다)’의 우려 속에서 ‘인문학 시대’가 대세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가 흔들리고 있는 오늘날, 인문학과 같은 기초 학문으로의 회기는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여기, 인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미래 산업을 이끌어갈 학과가 있다. 인하대학교 문화경영학과는 2000년대 중반부터 인문학의 가치를 계승해 현대문화사회에 적응할 인재를 양성하고 있었다. 이름도 생소한 문화경영,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우리 아이들의 내일은 이곳에서 피어나야 함이 마땅한 듯 보였다.
Written by 윤혜은 Photo by 송인호

 

왕치현 교수가 말하는

인하대학교 문화경영학과의 인재상

 

“우리는 문화예술적인 경험이 축적된 학생을 원하지만, 사실 일반적인 교육과정을 거친 청소년들이 이렇다 할 특별한 경험이나 시도를 하는 게 어렵다는 걸 알고 있어요. 그래도 기본적으로는 인문학과 예술에 대한 관심을 가진 학생들이 지원했으면 좋겠어요. 가령 한 학생이 문과대학으로 진학할 건데 그림 그리기에 흥미가 있거나 피아노를 연주하는 취미를 가지고 있다, 저는 이런 학생이 바람직하다고 봐요. 학생의 본분을 다하면서 예술적인 감각과 애정을 지녔으면 좋겠거든요. 독서를 통해 인문학적인 사고력을 키워나가는 것도 도움이 되겠죠.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가만히 누워 있는데 나오는 게 아니에요. 예술적인 감수성이 쌓이면 자연스레 창의적인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조언하고 싶어요.”

 

인문학과 문화산업의 상관관계

인하대학교 문화경영학과의 탄생은 2005년으로 거슬러간다. 당시 대학의 행정 업무를 맡아서 하던 문과대학의 왕치현 교수는 인문과학이 시대의 흐름에 맞게 변화해야 할 때가 왔다는 것을 직감했다. 그리고 그 방향을 새로 등장한 문화산업과 연결시켰다. 예로부터 인간에 대한 탐구를 해온 분야가 바로 예술과 문학이라는 게 그의 지론이었다. 이후 현대사회를 구성하는 개개인들의 독특한 특성을 이해하고자 13명의 젊은 교수들이 한데 모였다. 그렇게 인하대학교 문화경영학과 대학원이 먼저 개설되었다.
“인문학을 바탕으로 문화산업을 이해해보자는 취지에 공감한 교수들이 한 자리에 모였는데 모두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이에요. IT를 전공한 공대 교수부터 경영학, 디자인, 미술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임으로써 이미 융합교육이 완성된 셈이었죠. 문화경영학과 대학원 출범 이후 지금까지 매년 80~100명 이상 정도의 대학원생이 공부를 하고 있어요. 이 정도 규모를 유지하고 있는 인문과학의 대학원은 상당히 드물죠. 대학원 프로그램에서 우수한 성과를 낸 후 마침내 2012년에 학부가 신설되었어요. 국내 유일의 문화경영학과로, 올해 첫 졸업생 배출을 앞두고 있답니다.”
문화경영학과와 유사한 학문으로는 기존의 문화콘텐츠학과가 있다. 기존의 학과들이 콘텐츠를 창작하고 제작하는 데에 집중돼 있는 반면 문화경영학은 기획과 마케팅으로 확장된 학문으로 차별화를 두었다. 왕치현 교수가 문화경영학과를 ‘컬처 매니지먼트’라고 정의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문화콘텐츠 바깥에 있는, 일반적인 상품들은 그 상품이 가지고 있는 기능이나 효율성을 증명하는 게 메인 이슈죠. 우리나라가 그동안 잘 이끌어온 반도체, 자동차,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산업이 전부 이 카테고리에 들어 있어요. 그런데 이를 통해 만들어진 상품들이 아무리 좋다 한들 4~5대씩 사는 사람들은 별로 없죠. 한 예로, 최신 세탁기를 여러 대 구입하는 집이 얼마나 되겠어요? 그런데 재미있는 영화나 애니메이션은 1년에 10편도 보죠. 심지어 똑같은 작품을 여러 번 보는 이들도 수두룩해요. 이를 매개로 만들어진 문화 상품들은 또 얼마나 다양한가요? 문화콘텐츠를 소비하는 소비자들은 기존의 상품을 소비할 때와는 완전히 다른 자세를 취하게 되죠. 효용성과 사용가치가 아니라 흥미와 만족감을 요구하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이런 개개인의 욕구는 서로 다르기 마련이고요. 따라서 문화경영학과는 인간을 바탕으로 세워진 인문학을 근간으로 이 산업을 이해하려는 목표를 갖고 있어요. 소비자의 마음을 읽고 전략을 세우는 학문이죠.”

 

우리가 있어야 할 곳은 어쩌면

과거와 달리 2차 산업의 제품들조차 더 이상 기능을 설명하지 않는 시대가 되었다. 현대자동차의 기능이 현저히 낮기 때문에 벤츠를 선택하는 게 아니라는 말이다. 5만원만 줘도 충분히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가방들이 널려 있지만 수십 배의 비싼 가방을 사는 이유도 마찬가지이다. 제품 본연이 지닌 기능과 또 다른 ‘무엇’이 소비자를 움직이고 있는 셈이다. 이에 문화경영학과는 마케팅뿐만 아니라 브랜드에 대한 접근 방법에도 촉각을 세우고 있었다.
“이른바 ‘브랜딩’을 할 때에는 일단 우리 사회가 어떤 사회로 가느냐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해요. 그리고 지금은 한 마디로 ‘소비의 시대’죠. ‘기호적 가치를 소비하는 시대’라고 할 수도 있어요. 사람들이 왜 브랜드에 반응하고, 특정 브랜드에 어떤 가치가 있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는 거죠. 그리고 저희 학과에서 주시하고 있는 분야가 바로 문화정책이에요. 5~6년 전부터 모든 지자체장 선거 공략의 50~60%가 바로 문화정책에 집중돼 있어요. 문화산업을 통해야 미래를 설명하고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되는 현상이기도 하죠.”
실제로 많은 학자들이 미래 국가의 흥망성쇠를 결정하는 일은 문화산업으로부터 비롯될 거라는 지론을 내놓고 있다. 왕치현 교수도 기자의 휴대폰 고리에 달린 고양이 캐릭터를 가리키며 전 세계적으로 문화산업의 매출이 일반적인 2차 산업의 매출보다 크다고 말했다. 반도체 산업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이윤을 창출하는 이 고양이를 보고 있자니 새삼 경이로우면서도 웃음이 새어나왔다.
다가오는 내일에는 오늘보다 더 창의적인 사람이 살아남은 시대가 될 것이다. 사람을 읽고, 문화를 만들어나가는 이들은 그 중에서도 가장 빛나는 자리에 서지 않을까 짐작해본다.

 

 


“ 우리가 좋아하는 일을 잘 하고 싶어요”

2학년 김가연, 3학년 김진기 학생

Q 인하대학교 문화경영학과에 진학한 이유와 입학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궁금해요.
가연 저는 공연기획자가 되고 싶어 이 학과를 선택했어요. 공연이 올라가는 무대를 연출하거나 구성하는 기획자가 아니라, 공연의 티켓 값과 대관 장소 등을 결정하는 일을 하고 싶었죠. 그래서 이미 잘 알려진 문화콘텐츠학과 대신 신설학과이지만 문화경영을 배울 수 있는 학과를 선택하게 되었어요. 진로가 명확해지고 난 뒤에는 혼자서라도 더 자주 공연을 보러 다녔어요. 그럴 때마다 왜 이 장소에서 이 공연이 열렸는지, 티켓 값은 적절한지 고민하면서 관람했죠(웃음). 소설도 많이 읽었는데요, 이 또한 어떤 소설이 공연화시키기에 가치가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보았어요.
진기 저는 게임을 참 좋아하는 고등학생이었어요. 부모님에게 혼이 나면서도 밤늦게까지 게임을 했어요(웃음). ‘셧다운제(청소년의 온라인 게임 중독을 막기 위한 심야 게임 규제법)’가 한창 논란이던 시기이기도 했죠. 게임만 하던 저는 이를 계기로 게임 산업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고요. 막상 들여다보고 나니 게임에 관한 많은 정책과 운영들이 보이더군요. 문득 저도 이런 걸 기획해보고 싶다는 바람이 생겼고, 문화경영학과 진학이라는 구체적인 목표로 발전했어요. 그 이후로 본격적으로 공부에 집중했지만, 틈틈이 게임 산업에 종사하는 전문가들에게 메일로 다양한 질문을 보내면서 관심사에 대한 흥미를 이어나갔어요. 또 관련 기사를 스크랩한 뒤 이에 대한 제 의견을 직접 써보기도 했고요. 이 같은 연습 덕분에 논술우수자 전형으로 입학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 학교생활 중 기억에 남았던 수업이나 활동 등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진기 작년에 수강했던 문화기업 수업이 기억에 남아요. 그 당시 과제로 ‘YG 엔터테인먼트’를 분석했는데요, 조사하는 과정에서 외식산업에까지 손을 뻗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돼 굉장히 흥미로웠어요. 또 YG의 대표 인기 그룹 ‘빅뱅’이 실제로 YG 수입의 대부분을 충당하고 있다는 점도 놀라웠고요(웃음). 한 문화기업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고, 어떤 위험요소를 안고 있는지 분석해보면서 나름대로의 컨설팅을 진행한 경험이 참 특별하게 느껴졌어요.
가연 저는 학생회 부회장으로 활동하면서 회장인 진기오빠와 함께 기획한 행사들이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 있어요. 1년 동안 저희가 진행해온 활동들을 사진으로 보면서 보고서를 쓸 때 감회가 남다르더라고요. 특히 저희 기수를 필두로 처음 시행한 프로그램에 애정을 많이 쏟았죠. 우리 학과에는 중국인 유학생이 많은데, ‘한-중 언어문화 교류 프로그램’을 만들어 언어와 문화를 교류하는 활동을 마련했어요. 저희 전공강의 중 하나인 ‘지역문화분석’을 이해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는 활동이라고 생각해요.

 

Q 졸업 후 어떤 꿈을 펼치고 싶나요?
가연 공연기획자의 꿈은 여전히 간직하고 있어요. 하지만 아직 2학년이다 보니 정말 그 길이 나에게 맞는지, 그리고 잘할 수 있는지 좀 더 알아봐야 할 것 같아요. 그래서 전공강의를 충실히 듣는 것 외에 교양 과목으로 영화와 연극 수업을 선택해 듣고 있어요. 또 다양한 공모전에 도전하여 다른 학문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하면서 제가 지닌 재능과 가능성을 다시금 확인하고 있어요.
진기 저는 올해로 4학년이 되는데요, 졸업을 하고 나서는 동대학원에 진학할 계획이에요. 전시기획과 큐레이팅에 대해 공부하려고 해요. 게임만 좋아하던 제가 군대를 다녀와서 ‘문화예술기관경영’이라는 수업을 들은 적이 있는데, 각종 기관을 방문하면서 전시 기획 분야에 관심이 생겼거든요. 기회가 된다면 유학도 다녀오고 싶어요. 최종적으로는 미술관에 취업해 제가 원하는 색깔의 전시를 여는 것이 저의 새로운 꿈이에요.

 

★ 선배들이 꼽은 인하대학교 문화경영학과의 BEST of BEST

★ 진기 ‘전도유망한 미래’ 과거 우리나라 산업이 철강업이나 2차 산업 위주였다면, 이제는 서비스업이나 관광업 등 사람을 중심으로 하는 산업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인간의 삶과 문화를 이해해야만 기업의 마케팅과 브랜딩을 성공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 오늘날, 인문학을 베이스로 세워진 문화경영학은 미래를 움직이는 학문이 될 것이다.


★ 가연 ‘문화경영을 공부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학부’ 이제 막 시작하는 학부이지만 일찍이 출범한 대학원 덕분에 보다 심도 깊은 학문을 이어나갈 수 있다. 무엇보다 해당 분야를 선도하는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앞으로의 발전 속도는 물론, 학문적인 이슈를 접하는 데에 유리한 위치에 놓여 있다.‘전도유망한 미래’ 과거 우리나라 산업이 철강업이나 2차 산업 위주였다면, 이제는 서비스업이나 관광업 등 사람을 중심으로 하는 산업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인간의 삶과 문화를 이해해야만 기업의 마케팅과 브랜딩을 성공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 오늘날, 인문학을 베이스로 세워진 문화경영학은 미래를 움직이는 학문이 될 것이다.
가연 ‘문화경영을 공부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학부’ 이제 막 시작하는 학부이지만 일찍이 출범한 대학원 덕분에 보다 심도 깊은 학문을 이어나갈 수 있다. 무엇보다 해당 분야를 선도하는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앞으로의 발전 속도는 물론, 학문적인 이슈를 접하는 데에 유리한 위치에 놓여 있다.

 

미래의 후배들에게 전하는 응원의 한 마디

“문화경영은 남들이 갖고 있는 양적인 조사 능력에 인간의 감성을 더해 보다 풍부하게 표현하고 활용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이제 어느 곳에서든 문화를 향유하고 제품을 사용하는 인간이 주인이 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 않나요? 인간의 삶 자체에 끈질긴 호기심을 기울일 수 있는 친구들에게 추천하고 싶어요. 특히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친구들이라면 아주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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