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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우간다? 안녕 내일! 작성일 : 16.12.27(화)
written by Editor 윤혜은photo by 이현석 hit:1633
희망지기

 

안녕 우간다? 안녕 내일!

  

 

 

우리가 아프리카를 상상할 때 그려내는 이미지는 상당히 편협하다. 54개국으로 구성된

이 거대한 대륙에는 꼭 그만큼의 문화들이 뿌리 내려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프리카’라는

하나의 덩어리로만 소비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마저도 동정어린 시선이 지배적이다.

매끈한 피부에 눈이 맑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그곳을 언제까지 ‘배고픈 나라’, ‘무지한 나라’로 ‘

평가’해야 하는 걸까? 예비 사회적기업 <제리백>의 출발에도 아이들을 향한 연민과 동정이 함께였지만,

그 과정은 사뭇 달랐다. 기자도 잠시 제리백을 매고 우간다 여인들의 재봉틀 돌리는 소리와

우물가에서 학교로 이어지는 아이들의 발자국을 따라가 보았다.
Written by 윤혜은 Photo by 이현석  

 

 

어떤 가방에 저장할 수 있는 것들
: 물 희망 사랑

<제리백>은 가방 디자인을 연구하는 회사다. 얼핏, 제품 생산과 판매까지 책임져야 하는 그저 작은 회사로 비춰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들의 디자인 연구에는 사회적인 문제 해결에 대한 고민이 스며있다. 제리백이 풀고자 하는 메인 이슈는 바로 ‘어렵고 위험한 방법으로 물을 긷는 우간다 지역의 아이들을 위한 가방’이다. 우리의 작은 등을 겨우 가려주는 가방으로 이름도, 마음도 멀게만 느껴지는 우간다에 어떤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까? 그 시작은 박중열 대표가 논문을 쓰던 시절로 거슬러 간다. “2012년도에 석사 논문 과정 주제로 <지역과 함께 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디자인> 연구차 우간다에 몇 개월 머물게 됐어요. 아이들이 위험한 찻길을 따라 비효율적인 방법으로 물을 운반하는 게 유독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이들의 환경과 신체적인 어려움을 보완하는 가방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현장에 머물면서 그곳의 문화를 체험하고 제품에 기반이 되는 재료와 기술 등 디자인을 하기까지 필요한 부분을 전반적으로 조사하며 지냈죠. 사실 과거 한 NGO단체의 우간다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느꼈던 아쉬운 점이 이후 저로 하여금 다시 우간다에 방문하게 하는 계기가 됐어요. 시작과 끝이 명확할 수밖에 없는 NGO단체들의 한계성을 제가 가진 능력으로 일정 부분이나마 개선하고 싶었죠. 어떻게 하면 지속성을 가지면서도 지역의 문화와 경제와 상생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하고 말이에요.” 박 대표의 활동은 자신의 논문에 마침표를 찍는 것에서 멈추지 않았다. 연구 결과가 실제로 얼마나 효용성이 있는지는 결국 직접 사업을 해봐야만 알 수 있는 것. 그는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팀을 꾸려 제리백이란 이름으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대중들이 지역인들과의 협업으로 만들어낸 제리백을 소비하는 것만으로도 그 지역의 문제를 푸는 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첫 번째 목표였다고. “이미 우간다 지역의 일부 여성들은 NGO단체들로부터 제봉기술을 익힌 상태더라고요. 그중에서도 교육이 끝난 후 직업을 갖지 못하고 있는 분들과 함께 하기로 했어요. 그리고 여기서부터 제리백의 정체성이 드러나요. 저희가 만들어서 기부하는 형태가 아니라, 현지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들로 현지인들이 직접 탄생시키고, 지역의 아이들에게 돌아가는 게 바로 제리백이에요. 물론 저희도 일종의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이기 때문에 이 같은 사업장을 운영할 힘이 필요하잖아요? 그래서 국내외 소비자들이 그들의 니즈에 맞는 제리백을 구매하게 되면 1+1 개념으로 우간다 사업장에서는 우간다 아이들을 위한 물통 가방이 만들어지고 있어요.” 제리백의 가방은 놀라울 만큼 가벼웠다. 과연 10kg의 물을 지탱할 수 있을까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현지 여성들의 소소한 기술력과 최소화된 부자재만으로 완성된 가방은 무게로 잴 수 없는 마음까지 무한대로 담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아프리카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화려한 천을 쓸어내릴 때에는 제리백을 받아 활동이 자유로워진 아이들의 손등도 이렇게 부드러울까 상상해보았다.

 

 

예비 사회적기업 <제리백>

   

  

  

 

 

국경을 넘어 공유한 메시지
박중열 대표는 한때 우간다에 우물 하나를 더 파는 것보다, 물을 운반할 가방을 쥐어주는 게 과연

아이들을 위한 일일까 고민하기도 했단다. 실제로 이 같은 비판을 받기도 하면서 제리백이 기존의 어려움을

개선하는 데에 얼마나 큰 역할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기대와 조바심이 컸단다. 그러던 중 예상하지 못했던 반응은

다른 곳에서 이뤄졌다. “현지의 반응을 피부로 느끼고 싶어서 우간다에 간 적이 있어요. 우물가 근처에서

아이들에게 가방을 나눠주고 있었는데, 실제 우리의 가방을 기증받은 아이 대신 그 친구가 가방을 빌려 물을 길러 왔더라고요. 그런데 아이가 저를 보더니 가만히 다가와 손을 잡는 게 아니겠어요? 그러고는 이렇게 말하는 거예요. “이 가방, 너무 좋아요. 저에게 꼭 필요했어요. 고맙습니다.” 그때 정말 온 몸에 전율이 일었어요. 우리 일에 대한 자부심을 새삼 느낄 수 있었죠. 그리고 이런 감정을 소비자들에게도 조금이나마 전달해주고 싶다는 바람이 생겼어요. 또, 나중에 지역 선생님들로부터 들은 이야기인데, 아이들이 물통 가방을 책가방으로도 활용한다는 거예요. 가방이 생긴 아이들이 학교에도 더 잘 나오고, 예전보다 학업에 대한 의지를 비친다고 말이지요. 이런 피드백이 제리백이 물통 가방 그 이상의 가방으로 발전해나가는 데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아요.” 아이의 물통에는 꽃 한 송이가 들어 있었단다. 예전과 달리 어깨에 가방을 메고 돌아다닐 수 있게 된 아이들은 이제 길가에 피어난 꽃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들여다볼 여유가 생긴 셈이다. 박 대표는 그날이 꼭 ‘동화의 한 장면 같았다’라고 회상했다. 그 또한 세상을 바꿔야겠다는 영웅심에 불탔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우간다에서 이 아이를 만난 이후로는 아주 작은 변화만으로도 세상에 우리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금까지는 우간다에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에 집중했다면 올해는 제리백이 국내의 한 예비 사회적기업으로 살아남는 데에 노력하고 싶어요. 사실 아프리카와 관련된 여성, 아동, 기부 이런 키워드들은 기존의 NGO단체들과 너무 유사한 부분이 있고 이런 단어들이 주는 이미지가 무겁기 마련이잖아요. 그래서 저희는 이런 것들과 무관하게 저희의 제품이 디자인으로써 지닌 가치를 알리고 싶은 마음이에요. 아무래도 제리백 내에서는 백팩류에 대한 연구가 큰데, 워낙에 독특한 아프리카의 천을 자투리 하나까지도 활용하고 싶은 마음에 파우치나 와펜 등으로도 제작해서 소비자들의 접근성을 높이고 있어요.”  

 

  

 

Keep on the Sunny Side
국내의 취약계층을 서포트하는 일반적인 사회적기업과 달리 해외활동을 주력으로 삼는 제리백이

사회적기업으로 인정받기까지는 다소 어려움이 있었다. 마침내 제리백이 그 범주에 들어가게 되면서

향후 국내에서 수용할 수 있는 사회적기업의 범위도 넓어진 셈이다. 변곡점 역할을 함으로써 제리백의

내일에는 설레는 부담이 추가되었다. 박중열 대표는 자기 자신이 그러했듯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아프리카에 대한 편견을 깨나가면서 성장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단지 아프리카를 향한 인식이

개선되기를 바라는 차원이 아니었다. “우간다는 아프리카의 동쪽에 위치한 나라예요.

그 근처에는 케냐나 탄자니아처럼 일찍이 활발한 무역을 이어나간 나라들이 있죠. 우간다의 경우는

이들보다 안쪽에 위치한 탓에 상대적으로 발전 속도가 느린 편이지만, 몇 년간 이 지역과 상생을 도모하고

있는 저는 최근 우간다의 변화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고 느끼고 있어요.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아프리카가 지닌 다양한 모습 중 가장 어두운 모습만 보고 있다는 게 안타까워요.

이 지역도 과거의 우리나라가 일어선 것처럼 언젠가는 국제무대에서 소비시장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오늘의 편견은 미래를 살아가는 데에 있어 분명 장애가 될 거예요.

지금 청소년들이 훗날 경제의 주체가 되어 사회에 나갈 즈음에는 아프리카는 더 이상 우리가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대상이 아니라 손을 맞잡아야 할 친구가 되어 있을지도 모르죠  

 

  

그래서 지금부터 제리백을 통해 아프리카가 지닌 가능성과 밝은 면을 보여주고 싶어요.”

그는 무엇보다 우간다 아이들이 먼 훗날 제리백을 소비하는 주체로, 또 제리백이라는 브랜드를

믿어주는 건강한 팬덤으로 자라날 것임을 굳게 믿었다. 박 대표의 다짐 뒤로 데일 카네기가 남긴

‘밝은 면을 먼저 보라’라는 말이 떠올랐다. 편견을 깨기 전까지는 편견이 편견이란 점을 모른다고 했던가.

이날 기자는 머릿속에 박힌 아프리카의 얼굴 하나를 다시 색칠해보았다. 마치 오리지널 제리백의

색깔처럼 예쁜 노란색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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