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숨은 당신 찾기
Written by 김민정
표지작품 권아리
그림 권아리 作 <숨바꼭질> 33.4x24.2cm 장지에 혼합재료 2012
Ari-st.com

올해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 엄마와의 여행입니다.
서른 몇 해를 함께 살아왔는데 단둘이 떠난 여행은 처음이더군요.
그렇게 환갑이 지난 엄마는 첫 유럽 땅을 밟았습니다.

엄마가 집을 떠나 있던 시간은 22일.
가족들은 엄마 없는 일주일을 세 번이나 반복해야 했습니다.

엄마가 집을 오래 비운 건,
엄마에게도 우리 가족에게도 처음 있는 일이었어요.

처음 일주일은 그럭저럭 할 만했답니다.
그 다음 일주일은 슬슬 짜증이 나더랍니다.
마지막 일주일, 당신의 빈자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항상 뒤에 있는 사람. 배경처럼 스며들었다가
‘엄마’ 하고 부르면 묵묵히 내어주고는 뒤돌아서는,
그런 존재를 너무 오랫동안 찾지 않았나 싶어요.

엄마와 단둘이 있으면서 그녀를 다시금 알게 되었습니다.
집이 아닌 곳에서의 하룻밤이 신기한 사람,
한강 유람선을 타는 게 소원이었는데 프라하의 크루즈를 타서 행복한 사람,
자신이 한 밥이 아닌 누군가가 해주는 밥을 먹는 게 어색한 사람.

자세히 들여다보아야 찾을 수 있었습니다.
당신에게 소중한 그 사람도
어쩌면 당신이 찾아주기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