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탐험대

[국립과천과학관] 우리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영화를 보면 시공간을 초월하는 장면들이 자주 나온다. 아무리 과학 기술이 발달한다고 한들 ‘그것까지 가능하겠어?’라는 생각이
들지만, 어쩌면 정말 실현될지도 모를 일이다.
휴대폰으로 사진만 찍어도 마냥 신기했던 시절은 이제 친구들과의 추억 속에만 존재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Written by 전민서 Photo by 김태환

★ 국립과천과학관
주소 경기 과천시 상하벌로 110 국립과천과학관
문의 02-3677-1500

알고 보면 친근한 운동장 같은

유난히 하늘이 맑고, 햇볕이 뜨거운 날이었다. 대공원역 출구로 나와 상설전시관 안으로 들어가기까지는 100걸음이 채 걸리지 않아 다행이다. ‘평일인데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하는 예상과 달리 전시관 1층 로비는 시끌벅적한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교복을 입은 중학생들은 삼삼오오 모여 들뜬 모습이었다.
국립과천과학관은 상설전시관만 해도 기초과학관, 자연사관, 첨단기술관 등 7개의 전시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무더운 여름 넓고 쾌적한 이곳이야말로 학생들의 놀이터이자 체험학습 장소로 제격이지 않을까. 전시관 밖에서 서로 치고받으며 장난을 치던 아이들은 전시관 내부로 들어가자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수족관 안의 생물들을 진지하게 바라보는가 하면,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을 설명해주는 터치스크린 앞에서 이것저것 눌러보기도 한다.
엄마, 아빠 손을 잡고 온 어린아이들은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이리저리 돌아다녔고, 신나서 뛰어다니는 아이도 있었다. 이곳에 다녀간다고 해서 모두가 과학을 좋아하게 되는 건 아니더라도 가족, 친구들과 함께했던 시간이 마음속에는 깊이 자리 잡아 오래도록 간직되기를 바랄 뿐이다.

몸으로 느끼는 과학 이야기

자연사관에 들어서자마자 속으로 탄성을 질렀다. 공룡들의 화석이 실제 크기로 전시되어 있었다. 영화 속에서만 보던 장면이 내 눈앞에 거대하게 펼쳐진다. 그중 하나인 에드몬토사우루스의 화석은 90% 이상이 진품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꼬리 쪽에는 육식 공룡에게 물린 자국도 있어 더욱 실감 나게 감상할 수 있다. 이처럼 국립과천과학관의 전시관에는 실제 모습을 재현해 놓았거나 과학 원리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 어른에게도 흥미로운 공간이다. 예전에 학교에서 배운 내용이 새록새록 떠올라 이미 알던 사실도 전혀 새롭게 다가오니 말이다.
또 분야별로 전시관이 나뉘어 있으니 각자 관심 있는 분야를 찾아가 관람하기에도 좋다. 생활 속 과학을 발견하는 기초과학관에서는 뜻밖에 초등학교 시절 추억을 만났다. 어느 여름 방학, 숙제를 위해 부모님과 ‘인체의 신비’ 전시관을 찾았을 때였다. 세로로 자른 임산부의 몸 단면은 지금도 생생할 만큼 꽤 충격적이었다. 그때의 기억 덕분일까. 기초과학관에 전시된 심장의 실제 모형도 어쩐지 더 신비롭게 느껴진다. 평소 과학에 관심이 없던 나도, 잠시나마 과학에 매료되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