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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써 기사 > 앤써교육

수시 지원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지금까지 수능 우선선발 기준이나 최저 학력 기준, 학생부와 논술의 비중 등을 중심으로 논의를 해왔는데 이번에는 실제 지원과 앞으로의 준비를 위한 가이드라인 위주로 글을 전개하고자 한다.

1. 어떤 학생이 논술전형을 고려해야 하는가?

a. 인문 계열
-전체적인 수능 성적보다 국어, 영어 조합이 좋거나 국어, 사회 조합이 좋은 학생이면서 일정한 논술 준비를 한 학생. 예를 들어 국 수 영 사 등급이 2 4 2 4인 학생은 서울 소재 대부분의 대학에 정시로 합격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 학생은 수시로는 상위권 대학에 합격할 수도 있다. 어떤 의미에서 논술 전형은 수능에서 수학 성적이 매우 좋지 않을 학생을 구제하는 길이 될 수도 있다.

-전반적으로 수능 성적이 좋지 않지만(평균 3등급 초과) 논술 실력만은 인정받는 경우. 하지만 이런 경우에도 최소 2개 영역 3등급은 받을 수 있는 학생이어야 한다.

-상위권 대학의 논술 우선선발 기준을 충족할 가능성이 높은 학생. 정시 정원이 너무 많이 줄어서 정시의 합격 예측 가능성이 매우 떨어지고 있다. 그러므로 국 수 영 등급 합 4~5를 기대할 수 있는 학생들은 반드시 논술전형에 지원해야 한다.

b. 자연 계열
-전체적인 수능 성적보다 수학, 과학 성적이 뛰어난 학생. 예를 들어 국 수 영 과 등급이 3 1 3 1.5인 학생은 한양대 이상의 대학에 정시로 합격이 불가능하겠지만 논술 전형으로는 연세대 합격도 가능하다. 또 국 수 영 과 등급이 4 3 4 2인 학생은 서울 소재 대학 합격이 정시에서는 힘들 수 있겠지만 논술전형으로는 꽤 괜찮은 대학에 합격할 수 있을 것이다. 논술전형은 자연계에서는 국어, 영어 실력이 수학, 과학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학생을 구제하는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한 개 영역(국어나 영어)의 성적이 다른 영역에 비해 과도하게 떨어지는 학생. 수능 최저 기준은 대개 두 개 영역이므로 정시에서보다 수시에서 훨씬 높은 수준의 학교 진학이 가능하다. 다만 수학은 확실히 다른 영역에 비해 성적이 좋아야 합격 가능성이 높아진다. 드물지만 국 수 영 과 등급이 5 2 2 2 이런 식인 학생들이 있는데, 논술전형에서는 과도하게 떨어지는 국어 성적이 전혀 반영되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상위권 대학의 논술 우선 선발 기준을 충족할 가능성이 높은 학생. 자연계열의 경우 수 과 합 3등급, 수 영 과 합 4~5등급 정도를 거둘 것으로 보이는 학생들은 적극적으로 상위권 대 논술 전형을 고려해야 한다.

2. 수능 전 논술 실시 학교와 수능 후 논술 실시 학교
사실 대부분의 학생들은 꿈도 꾸지 못할 일이지만 논술 전형에 합격해서 오히려 슬픔의 눈물을 흘리는 경우도 있다. 필자가 현장(강남타임학원)에서 겪었던 일을 하나 소개하면, 재수생인 자연계열 모 학생은 연세대 전기전자공학부에 논술전형으로 지원하였다. 그런데 수능 성적을 보니 연세대 의예과도 합격 가능한 점수가 나온 것이다. 이 학생은 연대에 전화하여 제발 떨어뜨려 달라고 애원을 했다. 그러나 전액 장학생으로 합격하고 말았다. 이는 수능 전 논술 실시 학교의 경우 자신의 수능 성적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논술시험에 참가하게 되므로 일어난 일이다. 수능 후 논술 시험을 보는 고려대나 서강대라면 시험을 보러 가지 않으면 되는 일이다(실제로 그 학생은 그 학교들의 논술 시험에 불참했다).

시기는 이런 상황 외에도 중요한 것이 있다. 고려대부터 서강, 성균관, 한양, 중앙, 경희, 한국외대, 시립대까지 모두 수능 후 논술 전형을 실시한다. 건국대, 동국대, 홍익대 정도가 되면 수능 전 논술고사를 본다. 소위 말하는 상위권 학생들은 서울시립대까지는 마음 편하게 지원하지만, 건국대부터는 ‘혹시 붙으면 어떻게 하나’라는 마음을 가지므로 지원하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므로 수능 전 전형을 실시하는 대학들의 실질적인 경쟁률은 떨어지는 것이 당연하다. 사실 연고대를 꿈꾸는 학생들이 중앙, 경희대 정도에 가는 것이 보통이며 중앙, 경희 정도를 꿈꾸는 학생들이 건국대에 진학하면 다행인 것이 요즘의 입시 현실이다. 그래서 수능 전에 전형을 하는 건국대 등의 논술 전형은 수능 후 전형을 하는 경우보다 (실력이 있다면) 합격 가능성이 훨씬 높다. 수능 전 전형을 잘 활용하면 정시 때 갈 수 있는 대학보다는 훨씬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말해 6월 모의고사로 모의 지원을 해서 건국대, 동국대, 홍익대 정도에 합격이 어렵다고 예측되거나 아슬아슬하다고 예측되는 경우 그 학교들에 지원하는 것이 좋다. 건국대, 동국대, 홍익대의 논술전형은 정시로 절대 가지 못할 수준의 모집 단위 합격을 가능하게 하기도 한다.

-서울 및 수도권 소재 수능 전 논술 시행 대학: 연세대, 건국대, 동국대, 홍익대, 인하대(1차), 항공대, 성신여대, 상명대, 경기대

-수능 후 논술 시행 대학: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한양대, 이화여대(2014부터), 중앙대, 경희대, 한국외대, 서울시립대, 숙명여대, 숭실대, 인하대(2차), 아주대, 단국대, 국민대, 광운대, 서울여대, 가톨릭대

3. 논술, 말은 같아도 방식이나 내용은 다르다.
말이 ‘논술’로 통일되어 있다고 해서 모든 대학의 논술이 다 비슷한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영어 제시문이 나오는 경우와 우리말 제시문만 나오는 경우는 다르다. 인문 계열이지만 수리 논술이 등장하는 경우도 있다. 같은 학교의 인문 계열에서도 수리 논술을 포함하는 경우(상경 계열 등)와 그렇지 않은 경우(인문대 등)로 나뉘는 경우도 있다.

자연계열의 논술 고사 또한 다양하다. 기본적으로는 두 부류이다. 수리 논술만 실시하는 경우와 수리, 과학 논술 모두를 실시하는 경우. 과학 논술의 경우도 두 개 이상의 과목이 출제될 수도 있는 경우와 하나의 과목을 선택하여 답안을 작성하는 경우로 나뉠 수 있다.

이렇게 논술 고사도 다양한 방식이 있기 때문에 미리 정보를 지니고 있어야 하며, 자신에게 맞는 전형을 골라야 한다. 수학이 자신 있는 인문 계열 학생의 경우 수리논술을 실시하는 대학이 유리할 것이고, 영어에 자신이 있는 경우라면 영어 제시문이 나오는 논술이 유리하다. 수학은 자신 있지만 과학 공부는 부족한 자연계열 학생이라면 수리 논술만 보는 학교를 선택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아래의 표들을 참조하면 자신에게 적합한 대학을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4. 모집 단위의 선택, 매우 중요하다
정시 때는 (가 군 기준) 경쟁률이 보통 3.5:1이나 4:1 정도가 된다. 그런데 수시 때는 경쟁률이 10:1~20:1 정도가 보통이다. 이는 상위권 학과에 아주 많은 인원이 몰리며 그래서 ‘장렬하게 전사’해준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경영학과가 100명을 모집하는데 2,000명이 지원하고, 경제학과에 또 2,000명이 지원하고, 정치외교, 심리, 언론, 사회학과 등에 5,000명 이상이 지원하고 이런 식의 누적이 이루어지다 보면 ‘비인기학과’들 위쪽에 2만 명 이상이 지원하게 되는 상황이 생겨나곤 한다. 게다가 ‘수시는 소신 지원, 정시는 안정 지원’이라는 별 근거가 없는 지원 방식을 믿고 있는 이들이 많기 때문에 수시 때는 ‘비인기학과’에 지원하는 대부분의 학생들은 전혀 해당 대학과 인연이 없는 실력을 갖추고 있다. 이런 선택이 나중에 인생에 어떤 역할을 할지 모르지만 어쨌든 ‘비인기학과’로 지원하는 것은 정시 때보다 수시 때 더욱 합격률을 높이는 역할을 할 것이다. 정말 마음에 드는 대학이라면 ‘하향 지원’하는 것이 좋다.

두 번째로 모집 단위별로 우선선발기준 및 최저 학력 기준이 다른 학교들의 경우 더욱 더 신중한 선택이 요구된다. 성균관대, 한양대, 중앙대 등의 대학들이 대표적으로 모집단위별로 우선선발 기준이나 최저 학력 기준이 다른 대학들이다. ‘보험성’으로 지원하는 경우라면 이런 기준이 가장 낮은 모집 단위들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특히 다양한 경우의 수를 바라보아야 하므로 논술전형 위주로 6장을 지원한다면 두 학교 정도는 자신의 6월, 9월 모의고사 성적보다 나쁜 우선선발기준이나 최저학력기준을 요구하는 모집 단위를 택해야 한다.

예를 들어 중앙대의 인문 계열 3그룹은 ‘국어B, 수학A, 영어B, 사탐 중 3개 영역 백분위 합 285 이상 또는 3개 영역 등급 합 5 이내’를 요구한다. 만일 어떤 학생이 국어 4, 수학 2, 영어 1, 사회 2등급을 받았다고 해도 충족할 수 있는 조건이다. 2그룹(심리, 신문방송, 광고홍보) 등에 지원하였다면 충족할 수 없고 불합격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3그룹에 지원했기 때문에 합격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는 학생들도 많이 생겨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