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표 교육, 엄마표 밥상, 엄마표 놀이 등 ‘엄마표’가 최고라지만 워킹맘에겐 꿈같은 이야기다. ‘엄마표’의 인기가 높아질수록 워킹맘의 죄책감은 커져만 간다. 미안한 마음에 학습지 더 시켜주고 학원 더 보내주고, 없는 시간 쪼개 요리도 하고 청소도 한다. 하지만 아이는 이런 엄마 마음도 몰라주고 오히려 생떼만 심해진다. 참다못한 이수연 소장이 말한다. “엄마가 일을 하는 게 미안해 할 일인가요?”
Written by 김민정 Photo by 이건중

워킹맘과 전업주부의 DNA는 다르다
워킹맘을 대변하는 한국워킹맘연구소를 운영하는 이수연 소장이지만 전업주부의 삶을 누리고 싶을 때가 있었다. 일에 치이고 육아에 지쳐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이런 고생을 하나’ 싶을 때, 그런 때가 워킹맘이라면 한번쯤은 찾아오게 되어 있단다.
“시댁과 친정 양가가 모두 지방이라 믿고 맡길 곳이 없어서 힘들었어요. 그래서 잘 나가는 회사를 접고 ‘전업주부 코스프레’를 시작했죠. 아이를 데려와서 키우는데 처음 1, 2주는 정말 예뻤거든요? 그런데 정말 딱 그때 뿐이더라고요. 그 이후로는 미치겠는 거예요. 육아는 마음대로 안 되고 일하면서 느끼던 성취감은 그립고 점점 두려워지더라고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죠. 워킹맘과 전업주부의 DNA는 다르구나!”
하지만 한번 일을 그만둔 워킹맘이 다시 일을 시작한다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었다. 당시에는 워킹맘이 도움을 받을만한 기관이 하나도 없었던 것. 답답한 마음에 워킹맘 커뮤니티에서 이야기를 해보니 같은 고민을 하는 워킹맘들이 많았다. 그래서 100명의 워킹맘들을 모아 사비를 들여 무료교육과 상담을 시작했다. 이것이 모태가 되어 벌써 5년째 한국워킹맘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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