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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 사랑 세로토닌 드럼클럽 작성일 : 15.11.17(화)
written by Editor 윤혜은photo by 송인호 hit:8944
희망지기

 

북을 두드리니 마음이 열리고 세상이 변했다

 

 

앞만 보고 달려가기도 바쁜 세상인데 사람들은 가끔은 옆도 보고, 뒤도 돌아보라고 조언한다. 그럴 때면 ‘쉴 틈이나 만들어 주고 말하라지’라는 말이 턱 끝까지 차오른다. 그러다 문득, 우리에게 필요한 건 맹목적인 여유보다, 멈춰야 할 이유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나온 길을, 흘겼던 시선을 한 번쯤 다듬어야 하는 이유. ‘사람, 사랑 세로토닌 드럼클럽’을 만난 아이들은 하나같이 변화해야 하는 이유를 가슴에 품고 있었다. 스스로 찾지 않으면 제 삶이 무의미한 질주로 끝나버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몸소 깨달은 아이들. 그들이 들려주는 마음의 소리는 어떤 울림보다 강렬했다.
Written by 윤혜은 Photo by 송인호

  

 

국립국악원 예악당은 이른 아침부터 웅장한 북소리로 가득했다. 전국 190여 개의 중학교 중 단 열 팀만이 참여할 수 있는 ‘드럼 페스티벌’ 본선에 오른 아이들의 연습이 한창이었다. 그 한 가운데서 자꾸만 옆 사람을 보라고 외치는 지도교사의 목소리가 북을 찢기라도 할 듯 크게 들렸다. 저러다 박자라도 놓치면 어떡하지, 괜스레 불안한 마음이 일었지만 지도교사의 주문은 계속 이어졌다. 하지만 아이들은 북을 치면서도 침착하게 옆을 보았고, 때때로 몸을 숙여 앞 팀을 돋보이게 했다. 그들은 언제, 어떻게 자신의 소리를 내야 하는지를 이미 알고 있었다.

 

 

닫힌 주먹을 열고 북채를 쥐어주다
똑같이 등교를 해도 누구는 선생님께 칭찬을 받고, 누구는 허구한 날 화장실 청소만 한다. 쉬는 시간이 되면 친구들과 삼삼오오 매점으로 달려가는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외로이 빵을 사다 바치는(?) 아이도 있다. 남몰래 마음속에서 학교를 지워가는 아이들을 위해 영광중학교 황재일 교사는 북채를 들었다.
“영광중학교 학생주임으로 지내면서 학교폭력의 중심에 서 있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북을 가르치기 시작했어요. 2007년 당시에는 생활지도를 위한 하나의 방편에 불과했죠. 저는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학교에 흥미를 붙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싶었어요. 꼭 공부가 아니라도 그 아이들에게는 자신만의 끼와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죠. 특히 사춘기 시기의 아이들은 그 정도가 다를 뿐 대개 폭력적이고 충동적이잖아요? 친구를 괴롭히거나 우르르 몰려가 싸움을 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어느 날 북이 떠오른 거예요. 마침내 아이들 안에 내재된 뜨거운 에너지를 긍정적으로 발산시킬 수 있는 ‘모둠북’이 탄생됐죠.”

황재일 교사는 이른바 ‘마(魔)의 시기’라 불리는 중학생 아이들을 컨트롤하는 데에 북보다 좋은 매개체는 없다고 말했다. 그가 북과 동고동락한 지도 어언 10년, 이제는 3,000여 명의 중학생이 북을 치며 또 다른 자신을 만나고 있다. 황 교사는 이시형 박사, 그리고 삼성생명과 처음 인연을 맺던 시절을 떠올렸다.
“2008년 이시형 박사님과의 만남을 시작으로 우리 학교뿐만 아니라 전국에도 북소리가 울려 퍼질 수 있게 되었어요. 삼성생명의 후원에 힘입어 2010년 ‘사람, 사랑 세로토닌 드럼클럽’도 탄생했죠. 작은 학교에서 시작된 ‘북 치기’가 정서적으로 불안한 아이들의 마음 깊은 곳을 치유하는 프로그램으로 거듭나게 된 거예요. 매해 30팀을 목표로 기수를 뽑고 있는데 한 학교 당 적게는 7~9명, 많게는 10~15명의 아이들이 한 팀이 되어 북을 배우고 있답니다. 하지만 드럼클럽에 지원한다고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에요. 일단 연구원들이 학교에 방문해 교장선생님의 의지나 교내 환경 등 프로그램 운영의 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죠. 선정 후에도 지속적인 컨설팅을 통해 학생들의 변화를 도모하고 있고요. 북을 연주하는 것 외에도 사물놀이 등 전반적인 전통문화에 대한 교육은 물론, 명사 특강을 통해 진로 멘토링도 진행하고 있답니다. 자유학기제의 태동을 알린 모델이라고 봐야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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