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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간과했던 ‘놀력’ 작성일 : 16.01.25(월)
written by Editor 윤혜은photo by 이현석 hit:8048
희망지기

 

우리가 간과했던 ‘놀력’

 

먼저 당신에게 수고했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지난 한 해 동안 부지런히 달려 또 한 번 새로운 아침을 보았으니 말이다.
해를 거듭할수록 노력이라면 인이 박이는 느낌이랄까. 그러나 돌이켜보면 정작 무엇을 위한 노력이었는지 희미해져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쉴 틈 없이 허들을 넘었는데도 바닥에 새겨진 발자국들이 내 것이 아닌 느낌마저 든다. 전부 맹목적인 노력이 가져다주는 폐해다.
이제 겨우 새해를 맞이했을 뿐인데 또 다시 시동을 걸기 바쁜 당신에게 놀공발전소는 이렇게 말한다. “노력하지 말고 ‘놀력’하세요.”
Written by 윤혜은  Photo by 이현석

 

  

 

  

 

20대가 명예퇴직을 당하는 오늘날, 용감하게도 노력을 금지한다는 회사를 찾았다. 노력 없이 굴러가는(?) 회사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궁금했다. 심지어 이들은 ‘노력 금지’를 타이틀로 책까지 펴낸 이력도 있다. 그런데 웬걸, 사무실 곳곳에 그들의 노력은 흔적을 남겨 놓았다. 화이트보드로도 모자라 천장에도 회의의 기록들이 모빌처럼 매달려 흔들거리고 있었다. 배신감(?) 섞인 눈빛으로 회사 소개를 부탁한 기자에게 놀공발전소의 피터 리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저희가 말하는 ‘노력 금지’는 사실 ‘오버하지 말자’와 동일한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지나치게 노력하는 경향이 있어요. 이 과함의 대부분은 상대의 기준에 맞추고, 이를 통과하기 위해서거든요. 그런데 저는 일을 수행하는 나 자신이 스스로 내면의 기준을 잡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따라서 ‘노력 금지’는 결국 ‘남을 위한 노력’을 금지하는 셈이죠.”
그는 무조건적인 노력이 배제될 때, 개개인이 지닌 고유한 스타일과 자연스러움이 일에 배어날 때 한계를 뛰어넘는 결과물이 나온다고 믿는다. 사무실을 가르는 네모반듯한 파티션만큼이나 각 잡힌 하루가 익숙한 우리들에게는 도무지 낯선 이곳, 놀공발전소는 도대체 무엇을 발전시키는 곳일까?

 

게임, 어디까지 알고 있니?
놀공발전소 소개가 늦었다. 놀공발전소는 게임회사다. 그럴 줄 알았다. 지금 당신의 얼굴은 꼭 ‘게임’회사이니까 ‘노력 금지’니 ‘놀력(노는 힘)’을 기르라는 둥의 말이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표정이다. 하지만 놀공발전소의 출발은 결코 ‘게임’에서 비롯되지 않는다. 피터 리 대표가 회사를 세울 때 스스로 내건 조건은단 세 가지였다. 첫째,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맘껏 할 것. 둘째, 그 일을 하면서 생계를 유지할 것. 셋째, 자기만족과 생계유지를 하면서 내적성장을 이뤄낼 것. 게임은 피터 리 대표의 관심사 중 하나일 뿐이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20년 정도 생활하는 동안 비영리연구소를 설립해 중·고등학교 과정의 공립학교를 세우기도 했어요. 아이들은 왜 게임만 하고 싶어 하고 학교를 가기 싫어할까 고민 끝에 세운 ‘게임테마학교’죠. 우리나라로 따지면 혁신학교랄까요? 아이들에게 그야말로 게임 같은 학교를 만들어주고 싶었거든요. 마치 게임 속 플레이처럼 끊임없이 움직이며 새로움에 도전하고, 능동적으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공간과 커리큘럼으로 기획했죠. 2009년 개교 이래 지금까지도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답니다. 한때 전통적인 엔터테인먼트 형식의 PC게임 회사도 운영해봤지만 결정적으로 학교를 지으면서 게임이 지닌 교육적 가치와 사람들의 문화생활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발견하게 되었죠. 그리고 한국으로 돌아와 놀공발전소를 차리게 된 거예요.”
놀공발전소는 ‘빅게임’이라는 모델을 기반으로 교육과 문화 산업 분야를 무대로 활동하고 있다. 빅게임이란, 디지털 공간이 아닌 현실 세계에서 다수의 참여자에 의해 진행되는 게임을 말한다. 우리가 숨을 쉬는 공간에서 이뤄지는 게임이라니, ‘얼음땡’이나 ‘꼬리잡기’와 같은 단순한 놀이밖에는 떠오르지 않는다. 피터 리 대표는 현실 세계의 게임이 지닌 가장 큰 의의는 개인의 생각과 경험의 확장이라고 말했다.
“사람들은 게임을 대개 오락적인 재미를 주는 콘텐츠로만 생각하기 마련이에요. 교육만화나 교육게임의 등장 역시도 교육 그자체는 지루하니, ‘재미’를 지닌 게임이 중간에 삽입된다면 완충작용을 하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에서였죠. 하지만 저희가 게임에 접근하는 방식은 기존의 생각과는 많이 다릅니다. 게임이 재미있는 이유는요, 맥락과 목적이 확실한 활동이기 때문이에요. 내가 왜 이 게임을 해야 하고, 이 게임 속에서 어떤 일을 수행해야 하는지 처음부터 명확하게 드러나 있거든요. 이 과정에서 플레이어는 자신이 이해해야 하는 지령들을 이해하고 체득하면서 자기 확신을 경험하게 되죠. 무엇보다 게임은 기본적으로 온전히 자신의 선택에 의해서만 진행되기 때문에 나만의 결과를 만들어 내는 재미가 있어요. 야구의 규칙은 변하지 않지만 플레이어에 따라 매번 성패가 다르게 나타나는 것과 같은 이치죠. 사람들이 게임에 몰입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어요. 그래서 저희 놀공발전소는 사람들로 하여금 오직 나만이 느낄 수 있는 감정, 그리고 스스로 만들어낸 결과를 마주하는 순간을 만들어주려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답니다.”
놀공발전소는 한 마디로 게임의 진지한 이면 위에 세워진 회사다. 그래서 이들은 어떻게 하면 서로 다른 플레이어들이 게임 속에서 저마다 다른 의미를 찾을 수 있느냐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사람들의 선택에는 각기 다른 결과가 따른다. 그리고 내 앞의 결과가 목표에 부합하는지 확인하고 수정하는 과정에서 한 뼘씩 성장하기 마련이다. 게임도 마찬가지 아닐까. 놀공발전소의 말마따나, 바야흐로 자기 성장에 대한 피드백을 게임을 통해 받아볼 수 있는 세상이 다가오고 있는 셈이다.

 

게임이 만들어 내는 ‘나’
게임을 통한 내적 성장? 자녀와의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1등 공신이 바로 게임일진데, 엄마들이 들으면 기겁할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놀공발전소의 이 같은 철학이 담긴 게임을 묻지 않을수 없다. 피터 리 대표는 고전문학 읽기를 어려워하는 청소년뿐만 아니라 성인들까지 아우르는 빅게임, ‘놀공 클래식’을 소개했다. 기사전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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