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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우리의 일상이 되는 날까지 -달려라 피아노 작성일 : 16.06.27(월)
written by Editor 윤혜은 photo by 송인호 hit:8422
희망지기

 

음악이 우리의 일상이 되는 날까지

공공예술 기획단, 달려라 피아노

 

 

1980년대 이후로 어릴 적 피아노 한 번 쳐보지 않고 성인이 된 사람이 있을까. 엄마는 왠지 모를 의무감에 피아노 학원으로 아이를 보내고, 아이도 애꿎은 손등을 맞아가며 피아노 건반 위에 ‘계란을 쥐듯’ 손가락을 올린 기억. 마침내 유명한 <체르니 100번>을 기점으로 학원을 탈출할(?) 기회가 주어진다. 기자도 그 중 하나이다. 피아노는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악기 중 하나지만, 꼭 그만큼의 두려움이 함께 남아 있다. 그렇게 생에 첫 번째 클래식과 담을 쌓고 자란 이들은 좀처럼 두 번째, 세 번째 클래식과 친해질 기회를 놓치며 살아간다. 하지만 <달려라 피아노>는 과감하게 이 같은 현실 한 가운데로 파고들었다. 드르륵, 어김없이 한 대의 피아노를 끌고 말이다.
Written by 윤혜은  Photo by 송인호

 


STEP 1.

 ▢ 주변에 피아노를 보유한 가정 조사하기
보통 자녀가 초등학교 4학년 이후로 예체능에 전념할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들이 나누어진다. 이때부터 피아노는 거실에 먼지 쌓인 채로 방치되기 시작하고, 이사라도 한 번 다니면 애물단지가 된다.


STEP 2.
▢ 우리나라에는 지금까지 몇 대의 피아노가 팔렸을까?
1980년대부터 팔렸던 것을 합하면 몇 십만 대의 피아노가 주인을 찾았다. 네다섯 집 걸러 한 집은 피아노를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뉴욕 거리 한 구석에 예쁘게 채색된 피아노 한 대가 놓여 있다. 이윽고 누군가 다가와 이름 모를 곡을 연주한다. 바삐 걸어가던 사람들이 하나 둘씩 그 곳에 모이더니 이내 연주자를 향한 박수갈채를 보낸다. 4년 전, 유튜브를 통해 뉴욕의 한 공익재단이 설치한 거리의 피아노를 본 정석준 씨는 ‘아, 이게 바로 문화구나!’ 깨달았다. <와우북페스티벌>, <부천영화제>에서 문화기획자로 활동하던 그가 나 홀로 피아노 기증자를 찾아다니기 시작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우리나라에서도 뉴욕 한 복판의 분위기를 재현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품고 말이다. 얼마간의 설문을 마치고 나니 아무리 못해도 1년에 10대 정도는 기증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좋은 일은 나누라고 있는 것, 홈페이지를 만들어 함께 할 기획단을 모집하니 금세 여섯 명 정도의 인원이 모였다. 그렇게 <달려라 피아노>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달려라 피아노, 첫 음을 내다
2013년, 박종화 피아니스트를 필두로 <달려라 피아노> 기획단은 시작부터 활기를 얻었다. 마침 유럽에서 음악을 공부하는 동안 해외 깊숙이 자리 잡은 공공예술에 감명을 느낀 터였다. 이밖에도 작곡을 공부하는 친구, 외환 딜러로 활동하면서 저녁에는 직장인 밴드에 몸담고 있는 친구 등 음악의 중심에서든 언저리에서든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연락이 이어졌다. 하지만 처음 6개월 동안은 한 대의 피아노도 기증받지 못했다고.
“아무래도 처음에는 공공기관의 힘없이 시작하다 보니 매체의 문화섹션에 무작정 기증 기사를 낼 수도 없었죠. 정말로 주변 지인들을 통한 홍보가 전부였어요. 그마저도 다들 냉담한 반응뿐이었죠. 아무리 쓸모없어졌다 하더라도 누가 멀쩡한 피아노를 기증하며, 설령 기증을 받는다 한들 거리에 놓인 피아노를 누가 관리할 것이냐 등 걱정 어린 시선들만 보내더라고요. 그러다 우연히 선유도 공원 강당에서 마냥 방치된 피아노를 발견하게 됐어요. 운이 좋게도 관리자 분께서도 피아노 재활용을 제안해 주셨지요. <달려라 피아노> 첫 번째 프로젝트의 시발점이 된 셈이에요. 마침 일러스트레이터 ‘밥장’님과도 인연이 닿아 본격적으로 피아노에 새 옷을 입히고, 강당 밖 공원으로 바깥세상을 구경시켜줬죠.”
<달려라 피아노>는 이를 계기로 곳곳에 보도자료를 게시할 수있었다. 덕분에 첫 시민 기증자가 나타났는가 하면, 기획단의 취지에 공감한 SC제일은행에서는 열 대의 피아노를 기증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그해 가을, 선유도에서 첫 번째 프로젝트를 시작한지 3~4개월 만에 열다섯 대의 피아노를 보유하게 되었다. 우수한 상태를 지닌 열 대의 피아노는 음악치료 및 교육을 위해 복지시설이나 지역아동센터에, 다섯 대는 공공장소에 설치돼 시민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공공장소에 놓이는 피아노들은 고급 브랜드는 아니지만 최소 6개월에서 2년 동안은 별도의 조율 없이 고른 음을 낼 수 있는 상태의 피아노로 선별되고 있다. “선유도 공원을 시작으로 현재 서울에서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신촌 홍익문고 앞, 북서울 꿈의숲, 어린이대공원, 도봉구 공원, 강동구 지하도 등에서 <달려라 피아노>의 피아노를 만나보실 수 있어요. 작년에는 문화체육관광부와 연계해 전국 캠페인으로도 확산시켰죠. 지역 거점으로 채택된 천안과 여수, 부산시로부터 각각 열 대의 피아노를 기증받아 예쁘게 단장시킨 뒤 다시 해당 지역에 환원했답니다. 피아노를 운반하는 기사님부터 조율사, 일러스트레이터 분들 모두 적은 비용으로도 흔쾌히 저희 프로젝트에 참여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이에요. 물론 기업의 후원이 있는 달에는 “이번달에는 예산이 넉넉해서 후하게 드릴게요”라고 자신 있게 말씀드리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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