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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 준 재테크의 깨달음 - 먹고 자고 사랑하라 작성일 : 03.15(수)
written by Editor 김민정photo by 김인철 hit:2026

 

여행이 준 재테크의 깨달음
먹고 자고 사랑하라
정은길 아나운서 겸 작가


매년 다이어리 첫 장에 ‘여행’ 두 글자를 써 넣으면서 생각한다. 여행은 언제나 용기의 문제다. 그렇다. 분명 여행은 돈이 아닌 용기의 문제지만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돈을 떼어놓고 여행을 논할 수는 없다. 1년 동안 남편과 함께 35개국 130여개가 넘는 도시로 훌쩍 떠난 정은길 아나운서가 여느 여행자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무작정’ 떠나지 않았다는 것. 2년 간 여행 이후의 삶을 준비하고 떠난 그녀와 허심탄회하게 여행과 돈 이야기를 나눴다.
Written by 김민정 Photo by 김인철

대학을 졸업할 즈음 우리는 선택의 기로에 선다. 남들이 말하는 안정적인 직장을 따를 것인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갈 것인가. 떠밀리듯 안전한 선택을 하고 대부분 비슷한 일을 한다. 그리고는 다른 선택을 한 이들에게 ‘세상 물정 모른다’며 한숨짓는다. 정말 그럴까?

더 이상 미루지 않기로 했다
어린 시절 <80일간의 세계일주>라는 만화를 본 적이 있다. 어린 마음에 어른이 되면 언젠가 세계일주를 할 수 있을 줄 알았다. 순진한 생각이었다. 세계일주는커녕 여행 자체가 이렇게 어려울 줄이야. 1년 동안 35개국 130여 도시를 거친 정은길 아나운서의 세계여행이 모두의 부러움을 사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누군가는 세상 물정 모르는 소리라고 치부할지도 모른다. 1년을 여행하려면 회사는 어쩌고, 또 가정은 어쩌란 말인가. “제가 1년간 세계여행을 다녀왔다고 하면 모두 엄청난 용기를 냈다고들 해요. 그것도 부부가 둘 다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이후의 계획도 없이 떠났으니까요. 그런데 정말 회사가 안전지대일까요? 당장 다음 달에도 월급이 잘 나오리란 보장이 있느냐는 말이에요.” 누구나 죽음을 생각하지만 먼 미래라고 여기는 것처럼 회사도 마찬가지다. 언젠가 은퇴나 퇴사의 순간이 다가오리라는 사실을 알지만 막연하게 느낄 뿐이다. 정은길 아나운서는 남들보다 빨리 그런 순간을 경험했다. 아나운서가 되기 전 광고회사에 취직했을 때의 일이다. 일이 도무지 적성에 맞지 않아 아나운서가 되고 싶은 마음이 더욱 커졌다. 하지만 그녀의 엄마는 사회생활이 거기서 거기라며 ‘여기서 못 버티면 다른 데서도 못 버틴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그럼에도 그녀는 꿈을 찾아 나섰고 아나운서가 되었다. 얼마 되지 않아 그녀가 몸담았던 회사는 문을 닫았다고.
“어차피 제가 그만두지 않아도 망할 회사였던 거예요(웃음). 대기업에 다니던 남편 역시 회사를 그만두고 여행을 다녀와서 보니 TV에 그 회사의 이름이 오르내리더라고요. 남편의 형이 회사를 그만두고 사업을 시작하자 그 회사가 다른 기업에 팔린다고 시끄러웠고, 육아를 위해 퇴사한 손윗동서가 다니던 유명 외국계 회사는 한국에서 철수했지 뭐예요. 그때 절실히 느꼈죠. 회사가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것을요.”
영화배우 짐 캐리가 대학 졸업생들에게 강연을 한 적이 있다. 짐 캐리의 아버지는 코미디언이 되고 싶었지만 가족을 위해 회계사로 일했다. 그러나 짐 캐리가 12살이 되던 해 아버지가 해고를 당하면서 그의 가족은 꽤 오랜 시간 가난하게 살아야 했다. 이 경험을 통해 짐 캐리가 깨달은 것은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면서도 실패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안정적이라고 생각하는 직장이 사실은 그리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다면 원하는 일을 하는 것을 더 이상 미루지 않을 수 있을지도 모르죠. 원치 않는 일을 해도 실패할 수 있다면 이왕이면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하는 게 낫지 않을까요?”
경기침체는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잘 나가던 회사도 하루아침에 무너지는 마당에, 세상에 안정적인 일이 있기는 할까. ‘사회생활 다 똑같다’, ‘버텨라’…. 바로 엊그제까지 세상 물정 모르는 소리를 한 것 같아 얼굴이 뜨거워졌다.

거기, 여행이 필요한 사람
인생에서 무언가 중요한 도전을 앞에 둔 이들에게 필요한 용기는 두 가지다. 굶어 죽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남들이 어떻게 볼까 하는 두려움을 극복할 용기 말이다. 그녀는 자신과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면 잠시 쉬어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여행을 통해서 말이다.
“열심히 살고 있고 누구보다 바쁘게 사는데 정작 내가 무얼 하고 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면 여행이 필요한 순간이 찾아온 거예요. 그저 내달리고만 있지, 내가 누구인지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저 역시 아나운서라는 꿈은 이뤘지만 빨간 날에도 쉬지 못하고 일하다보니 어느 순간 나에게 미안해지더라고요. 무엇이 되고 싶은지는 알았지만 어떻게 살고 싶은지는 몰랐던 거예요.”
꿈에 그리던 아나운서가 되면 마냥 좋을 줄 알았다. 그렇게 10년을 정신없이 내달리다보니 정작 나에게 집중할 시간은 없었던 것이다. 시험을 위해 공부한 시간은 있어도 나를 알기 위해 투자한 시간은 없었다는 그녀의 말에 순간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었다.
“인생이 100세 시대라는데 1년 정도는 나를 알아가는 데에 투자해도 괜찮지 않을까요? 누군가는 여행 자체가 목적이고, 누군가는 여행을 발판 삼아 이후의 삶을 도모하기도 하고, 또 누군가는 도피의 수단으로 여행을 떠나곤 하잖아요. 저에겐 여행이 수단인 셈이죠. 넘어지지 않고 더 멀리 가기 위해 쉬는 시간이자, 나를 알아가는 수단.” 여행을 통해 그녀는 답을 찾았을까. 정 아나운서가 여행 전과 후 치열하게 자신에게 던진 질문은 세 가지다. 내가 할 수 있는 일, 잘하는 일, 하고 싶은 일에 대한 리스트를 작성하는 것. 리스트를 채우며 깨달은 점은 ‘나는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것을 좋아하는구나’였다.
“많은 사람들이 여행 이후의 삶을 걱정하느라 쉽게 떠나지 못하잖아요. 사실 내가 할 수 있는 일, 잘하는 일, 하고 싶은 일만 잘 파악하고 있다면 먹고 사는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는데 말이에요. 이를 고민해보는 것만으로 여행은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현재 그녀의 이름 뒤에는 아나운서, 작가, 에디터, 스토리텔러 등 다양한 직함이 붙는다. 여행을 통해 생각이 유연해지니 방송만을 고집할 필요가 없음을 느꼈고 강연이나 책, 칼럼을 통해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여행에서 돌아온 지 2년 반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행 전 마련해둔 생활비에 아직 손을 대지 않았다고.
“여행을 두고 ‘남들은 열심히 달리고 있는데 나만 쉬고 있으면 멈춘 게 아니라 오히려 뒤처진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들에게 제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건방지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저는 하고 싶은 걸 하고 살아도 괜찮다는 증거가 되고 싶거든요. 먹고 사는 데 지장 없는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예요.”

여행 그리고 재테크, 용기만 있다면
정은길 아나운서의 여행 계획은 단호했지만 무모하지 않았다. 실제로 그녀는 1년간의 여행을 떠나기 위해 2년 전부터 준비했다. 28년짜리 아파트 대출금을 2년 만에 갚았고, 7,000만원의 부부 여행경비를 모았다. 여행 이후 생활비를 마련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평범한 직장인 부부에게 이것이 가능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재테크에 대한 그녀의 철학은 심플하지만 확고했다. 다이어트는 적게 먹고 많이 움직여야 하고 공부는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듯, 돈은 아끼고 저축하는 길밖에 없다. 다만, 절약과 저축은 번거롭고 남들이 보기에 궁상맞아 보이는 과정이라 원치 않을 뿐이다.
“평범한 직장인 부부인 저희가 단기간에 이런 성과를 낸 데에 는 뭘 위해 돈을 모으는지에 대한 충분한 합의가 있었기 때문이에요. 알뜰과 궁상의 차이가 뭔지 아세요? 바로 돈을 모으는 목적에 있어요. 뚜렷한 목적 없이 무조건 아끼면 궁상, 무언가를 위해 돈을 모으면 알뜰이 되는 셈이죠. 돈을 아끼면서 타인의 시선에 흔들린다면 먼저 자신에게 즐겁게 돈을 쓰기 위한 목적이 없는 것은 아닌지 고민해 봐야 합니다.”
그렇게 철저한 계획 하에 떠난 여행은 그녀에게 삶의 깨달음으로 다가왔다. 여행자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는 ‘오늘은 어디서 자야 하나’와 ‘오늘은 뭘 먹지’이다. 이 두 가지를 해결하는 게 여행의 일상인 셈이다. 일상으로 돌아온 그녀에게 던져진 질문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우리가 힘들게 돈을 버는 이유도 다 먹고 살기 위해서가 아닌가. “여행 중에는 모든 과정이 먹고 자는 일에 집중되다보니 이제 어디에서도 먹고 자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구나 하는 자신감이 생겼어요(웃음). 그러면서 여행을 하지 않았다면 죽을 때까지 하지 않았을 일들에도 겁 없이 도전하게 됐어요. 스카이다이빙도 그중 하나예요.”
아이러니하게도 사람들은 이 두 가지를 포기하면서 해결하려 한다. 잠도 안 자고 끼니를 걸러 가며 일을 하면서 우리가 얻는 것은 무엇이란 말인가.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하고 싶은 일보다 해야 되는 일이 많아지는 순간이 온다. 내가 원하는 일보다 원치 않은 일들이 많아질 때 그녀는 떠났고, 이제까지 내가 하지 않은 일이 너무 많다는 걸 깨달았다. 모든 여행이 소중해지는 것은 다른 곳에 가서 다른 사람을 만나고 다른 것을 먹기 때문이리라.
“여행을 하면서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고 새로운 질문을 하게 되었어요. 같은 문제도 평소와 다른 식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은 용기도 생겼고요. 아마 인생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의식주를 해결하는 일에 하드 트레이닝이 되어서 자신감이 생긴 것 같아요(웃음).”
날마다 같은 곳에 가서 같은 사람들을 만나고, 같은 이야기를 하고, 같은 걸 먹는 이들에게 창의성을 기대하는 건 욕심 아닐까. 그녀에게 여행은 돌발 상황이 생기는 일상이다. 그러니 여행을 너무 거창하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오늘 하루쯤은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식당에 가고, 평소 타지 않는 버스를 타고,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을 만나 보자. 당신의 작은 용기가 일상을 여행으로 만들어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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